[시집] 산
머리말
산으로 간다. 마음의 위안을 받으러 아니, 마음에 뭍은 티끌을 털로 간다. 구름 따라, 바람 따라, 그들이 온 길을 따라 마음껏 걸어본다. 만물의 영장이라고 불리는 인간이란 존재가 마음먹으면 어디로 못 가리. 허나 아주 가까이 접하고 있는 곳이 산이다. 건강을 위하여, 마음의 수양을 위하여, 마음을 다스리기 위하여 성현들이 쫒았던 발길 따라 나 또한 걸어 본다. 골짜기 물길 따라 오르며 손발을 적셔보기도 하고, 큰 고함 소리 한 번 질러보기도 하면서 마음속에 응어리진 미움과 증오와 질투와 시기로 오염되었던 몸과 영혼의 탁한 기운을 내 뱉어 본다.
머리에서 발끝까지 산의 기운을 뭍이며 몸과 마음을 하루쯤 산에 맡겨본다. 아니 때 묻지 않은 족적을 남겨본다.
인간이란 존재가 태어나서 사회에 던지어져 살다가 결국에는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돌아가는 연습을 통해서 집착과 얽매임 속에서 살아왔던 자신을 한번쯤 내려놓고 사는 연습도 해본다. 그리하여 세상을 떠날 때 그래도 오염되지 않은 모습으로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. 우리는 자연이다. 자연이기에 또다시 이 땅을 사는 사람들을 위하여 몸과 마음이 오염되고 오염된 채 가면 안 되기 때문이다. 그래서 산을 통하여 자신을 정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시집 ‘산’을 출간하려한다.
2022년 3월 28일 김남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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